• 생의 어느 지점에서 반드시 엄마 품을 만나야 한다.
  • (feat.마더후드 테라피스트 국내 1호-박진연의 브랜드 스토리)
  • 한 생애 살아가노라면,

    누구나 이런저런 시련과 마주한다. 차별과 멸시, 버려진 아픔과 설움, 병고와 이별...

    고난과 시련을 모르고 살아온 듯 구김없어 보이는 얼굴의 누구나에게 굴곡진 생의 모퉁이를 돌아나온 이야기가 있더라.

    상처와 고통으로 얼룩진 생의 어느 지점에서 우리는 반드시 엄마품을 만나야 한다.

    몸으로 사랑받았던 기억이 있으면, 어떤 상황에서도 무너지지 않는다.

    설령 무너졌을지라도 다시 일어설 수 있다.

     

    여기서 '엄마 품'이란

    고통을 위로해주는 마음의 힘이다. 다시금 힘을 낼 수 있게

    손잡아주는 응원과 격려다.

     

    몸이 아플 때

    마음이 다가와 위로해줄 수 있고, 마음이 아플 때

    따스한 눈빛으로 안아주는 포옹이 치유를 가져오기도 한다

     

    '마더후드 테라피스트' (Motherhood therapist)라는 이름으로 제2막 인생을 살아가고 있다.

    나는25년간 대학에 근무했다. 밥을 안 먹고 학교에 오는 학생들이 있음을 알게 된 나는

    하이힐을 신은 20대 처녀의 몸으로 적잖은 양의 밥과 반찬을 학교로 퍼 날랐다. 배고픈 학생들에게 '밥 엄마'가 되어준 것.

    좀 늦은 나이에 남자가 나타나 결혼을 했고,

    열 평 집에서 두명의 시누이까지 함께 살았다. 큰애와 한참 터울진 둘째를 임신했을 때, 남편과 헤어지게 되었다. 혼자서 두 자녀를 키워야 했다. 불안과 공황장애 등에 시달렸다.

    알코올 의존증까지 생겼다. 경제 사정도 말이 아니었다. 미래가 불확실한 상태에서 퇴직을 했다. 그런 엄마를 바라보는 두 아이의 눈빛도 흔들렸다.

    그즈음 믿음의 공동체에 들어와 신앙생활을 시작했다. 치유상담 전문가인 목사(이준엽:하늘가족교회)의 인도와 보살핌을 받으며

    나는 자기 자신의 근원적인 문제를 발견하기 시작했다.

    개별상담은 물론 집단 프로그램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처음 접하는 분야의 공부가 흥미로워 귀를 쫑긋 세우며 열공했다.

    그 모든 강의내용을 내면화했다.

    실타래처럼 얼킨 나의 인생을 들여다보며 흘린 눈물이

    몇 장의 타월을 흥건히 적실 정도.

    불안전한 임신을 하게 된 친정어머니의 태에서 느낀 낙태 불안, 태어나선 동생들과 자기를 놔두고 엄마가 집을 나가지 않을까 하는 유기불안, 어머니의 마음을 붙들기 위해 맏딸로서 필사적으로 애써 온 나의 미혼 시절은 애틋했다.

    부모님이 극구 반대하는 한 남자를 자기마저 내치기엔 그가 불쌍하다며 덜컥 결혼을 했다.

    그로 인해 치른 숱한 고난들...

    그간의 생애여정 그리고 애정결핍에서 비롯된 무의식적 강박이 해석되었다.

    그러자 불안에서 벗어날 수 있었고, 나 자신의 삶을 운전할 수 있는 힘도 생겼다.

    그즈음 주변을 돌아보니, 온통 '마음아픈' 이들이 눈에 들어왔다. 돈은 많지만

    마음이 고픈 독거 어르신, 짜증과 부정적 언어로 사람을 대하는 푸석한 여성 CEO,

    산후 우울증을 겪고 있는 초보엄마... 그들 모두는 그녀가 건네는 위로가 필요한 사람들이었다.

    "그러셨군요. 얼마나 힘드셨어요." (토닥) "내가 초보엄마일 땐 정말 엉터리였어. OO씨는 아주 잘하고 있는 거예요." (토닥)

    나는 십년부터 최근 까지 맞벌이 부부의 자녀를 돌봐주는 베이비시터로 일하고 있다. 그녀의 특별한 체온을 경험한 맘들로부터 자꾸 의뢰를 받다보니, 의도하지 않게 직업이 된 것이다. 한데 단순히 아이만 돌봐주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아이를 떼어놓고 일하는 워킹맘에겐 자상한 선배언니가 되어주고,

    첫 아이를 낳고 어찌할 줄 몰라 쩔쩔매는 초보 엄마들에겐 푸근한 친정엄마가 되어준다.

    그들이 마음속 상처와 아픔을 털어놓으면, 나는 가슴으로 듣고 그 시간 그 자리에서 필요한 사랑의 통로가 되어준다.

    "이모님을 만난 건 우리 가족에게 아주 큰 행운이에요. 앞으로도 저희와 늘 함께 해주시면 좋겠어요."

    나의 최대 강점은 감성지능이 탁월한 점이다. 가슴으로 듣고 공감해주며 마음에서 우러나는 말을 건넨다.

    상대가 울먹이면 나는 벌써 울고 있다. 까르르 웃기도 잘하지만,

    사람을 웃게 만드는 유머감각도 타고났다.

    "요즘 내가 함께 하는 고객님들은 2달바기 아기부터 10살짜리 어린이라오."

     

    나는 아이들과 능수능란하게 놀 줄 안다. 할머니이면서 부모보다 제 맘을

    잘 헤아려주는 친구 중의 친구인 셈.

    하지만 30~40대 엄마들이야말로 그녀를 더 열렬히 좋아한다. 친정엄마가 안 계시거나양가 부모님이 멀리 사셔서 부모의 정이 그리운 젊은 엄마들에게 나는 널찍한 품을 내어주면서 따뜻한 생명의 말과 생활의 지혜를 술술 내어주는 까닭이다.

     

    나의 하는 일과 인간관계를 오랜 시간 옆에서 지켜봐 온 내 친구 봉은희 작가는 어느 날 나에게 딱 맞는 퍼스널 브랜드를 지어 작위(爵位)했다.

     

    과거에 나 자신이 고난과 아픔을 체휼했기에

    상대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읽는, 그러면서도 말씨가 따뜻하고 유쾌한 나에게

    박진연 마더후드 테라피스트!

     

    나는 세상살이에 지쳐 멍든 가슴으로 살아가는, 과거의 나와 같은 맘들에게 따스한 품과 어깨를 내어주며 앞으로도 앞으로 '친정어머니'로서의 발걸음을 계속 이어갈 생각이다.

    나는 그냥 '친정엄마'가 아니다. 만나는 이의 눈높이에 맞춰 하나님의 사랑을 전하고, 부부갈등을 겪는 가정에 투입되어 그들이 회복할 수 있게 조력하는, 요즘 시대에 딱 맞아떨어지는 '찾아가는 교회' 사역자이다.

    나는 오늘도 돌아다니는 사회복지사로 나를 필요로 하는 세상의 아이들과 엄마들을 만나고 있다.

  • 글쓴날 : [25-04-06 07:38]
    • 편집국 기자[kidong9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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